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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배다리 헌책방 골목 — 시간의 향기를 간직한 거리

by 파란비둘기 2025. 8. 5.

빠르게 변해가는 도시 속에서도, 과거의 흔적을 간직한 공간은 언제나 특별한 감동을 줍니다. 인천 배다리 헌책방 골목은 그런 장소 중 하나입니다. 오래된 책, 낡은 간판, 정겨운 골목길이 만들어내는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시간과 기억이 켜켜이 쌓인 공간입니다. 서울에서 1시간 남짓, 인천 동구에 위치한 배다리는 역사와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감성적인 로컬 여행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인천 배다리 헌책방 골목의 매력을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인천 배다리 헌책방 골목 — 시간의 향기를 간직한 거리
인천 배다리 헌책방 골목 — 시간의 향기를 간직한 거리

배다리의 역사와 헌책방 골목의 탄생

배다리 골목은 원래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인천의 교통 중심지였습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곳은 바다와 육지를 잇는 ‘배다리(舟橋)’가 설치되어 있던 지역으로, 인천항과 내륙을 잇는 교역의 중심지였죠. 자연스럽게 상권이 형성되었고, 일제강점기부터 1970년대까지는 인천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 중 하나였습니다.

헌책방 골목의 시작

1950~60년대: 전쟁 이후 지식에 대한 갈증과 함께 헌책방이 속속 들어서며 배다리는 ‘책의 거리’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전성기 시절: 전성기에는 수십 곳의 헌책방이 밀집해 있었고, 학생, 지식인, 문학 애호가들이 드나들던 인천 문화의 중심지였습니다.

현재: 도시 재개발과 함께 많은 가게가 문을 닫았지만, 여전히 몇몇 헌책방과 문화공간이 살아 숨 쉬는 골목으로 남아 있습니다.

배다리 헌책방 골목은 단지 책을 파는 공간을 넘어, 도시의 역사와 삶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살아 있는 박물관’과도 같은 곳입니다.

배다리 골목 속 감성 명소와 헌책방들

배다리 헌책방 골목을 찾는 이들의 대부분은 헌책방을 중심으로 그곳의 복고적인 분위기와 예술적 감성을 즐기기 위함입니다. 단순히 책을 사기보다는, 책과 함께 있는 공간의 냄새와 색깔, 그리고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대표 헌책방 소개

한미서점: 배다리 헌책방 거리의 상징과도 같은 공간. 1950년대에 문을 연 인천 최초의 헌책방 중 하나로, 고서부터 잡지, 엽서 등 다양한 옛 인쇄물들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집현전서점: 문학과 역사 서적 위주로 큐레이션된 공간. 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주인장이 직접 추천해주는 책을 골라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배다리책방마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곳. 헌책뿐 아니라 신간 도서, 독립출판물, 엽서, 아트북 등을 함께 전시 및 판매하며, 책을 매개로 한 문화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됩니다.

감성 명소

배다리 아트스페이스: 책방 외에도 다양한 예술가들이 입주해 있는 공방이나 전시공간도 많습니다. 지역 작가들의 소규모 전시나 마켓도 자주 열립니다.

벽화 골목: 골목을 걷다 보면 곳곳에 벽화와 손글씨 간판, 낡은 건물들이 주는 독특한 분위기를 마주하게 됩니다.

배다리 사진관: 1960~70년대의 흔적을 간직한 공간으로, 복고풍 인테리어와 소품이 그대로 남아 있어 특별한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입니다.

책방 거리 주변에는 따뜻한 분위기의 카페와 작은 디저트 가게들도 있어, 산책 중간 중간 쉬어가기에도 좋습니다. 특히 수제 디저트와 로컬 원두를 활용한 카페가 많아 커피 한 잔과 함께하는 감성 여행이 완성됩니다.

배다리에서의 여유로운 하루 보내는 법

인천 배다리 골목은 하루 동안 여유롭게 둘러보기 좋은 크기이며, 인천역 또는 동인천역과 가까워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책과 예술, 골목 여행이 어우러지는 하루 코스를 아래와 같이 제안합니다.

추천 여행 코스

오전 10시: 동인천역 도착 → 배다리 골목 도보 이동

오전 10시 30분: 한미서점 & 집현전서점에서 헌책 구경

오전 11시 30분: 배다리카페에서 커피 타임 (로컬 디저트 카페 추천)

오후 12시 30분: 배다리책방마을 & 문화공간 산책

오후 2시: 인근 벽화 골목 또는 공방 방문

오후 3시 30분: 카페에서 책 읽으며 여유롭게 마무리

방문 팁

현금 지참 추천: 일부 헌책방은 카드 결제가 어려운 경우가 있으니 소액 현금을 준비하면 좋습니다.

사진 촬영 예의 지키기: 공간의 특성상 주인장의 사적인 영역이나 책의 훼손을 막기 위해 사진 촬영 전 허락을 받는 것이 예의입니다.

복고풍 패션 추천: 골목 분위기와 어울리는 스타일로 방문하면 더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근처 명소 연계: 차이나타운, 자유공원, 개항장거리 등과 연계해 인천 하루 여행 코스를 짜기에도 좋습니다.

 

책이 전하는 기억, 골목이 품은 시간

인천 배다리 헌책방 골목은 그저 낡고 오래된 거리가 아닙니다. 책을 통해 시대를 기록하고, 공간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살아 있는 문화 공간입니다. 자본과 유행 중심의 도시 변화 속에서 느리지만 단단하게 자신만의 색을 지켜온 이곳은, 하루쯤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천천히 걸어야 하는 골목입니다.

책장을 넘기며 느껴지는 종이의 감촉, 햇살이 비추는 오래된 창문, 그리고 고요한 거리의 공기. 그런 풍경 속에서 우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나 자신을 조용히 마주하게 됩니다.

이번 주말, 감성 충전이 필요하다면 인천 배다리로의 골목 여행을 추천합니다. 오래된 책과 함께 걷는 그 길에서, 생각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